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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노동자 이사의 퇴임을 바라보며

  • 작성자 사진: 김성민
    김성민
  • 5월 1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월 20일

회사의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며, 중요한 계약을 맺느라 글을 못 올리다가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제 가슴 속에 가장 남은 일 하나를 글로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 회사는 노동자이사 제도가 있습니다.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자 총회에서 선출된 1명을 이사로 등기해 경영에 참여시키는 제도입니다. 노동자이사는 자연스럽게 경영에 참여하면서도 노동자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윤식 이사는 2023년 3월 20일부터 2025년 3월 19일까지 제1기 노동자이사로서 역할을 했습니다. 윤식 이사는 TSN Lab이 급속히 성장하며 인사 문제가 가장 많은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회사 인지도가 높지 않던 시기에 급격한 성장을 겪으면서, 충분한 검증 시간 없이 많은 신입 직원들이 유입되었고 이로 인해 여러 상황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내부 갈등을 조성하거나, 근무 시간 규율을 지키지 않거나, 심지어 다른 직장을 병행하는 등 우리 회사의 유연한 복지 제도와 문화를 본래 의도와 다르게 이용하는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팀 내에서는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각종 사건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윤식 이사는 그 과정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회사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직원과 회사와의 관계 속에 중재자로서 또는 설득자로서 직원과 회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서 윤식 이사는 아마도 중재자 또는 회사의 상황을 잘 전달해주는 전달자로 보였을 것 같습니다. 대표이사인 저에겐 이사회 안에서 회사를 위해 가장 많이 걱정하고 고민하는 함께 경영하는 경영자이자 친구로 보였습니다.





3월 21일 분기별로 전 직원이 모이는 오프라인 데이 때 회사는 윤식 이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친구를 떠나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3개월이 지난 5월 제1기 노동자이사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노동자이사 역할을 내려놓고 지금은 경영기획팀 팀원으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IR(Investor Relations) 자료와 같이 기술과 경영을 같이 알아야 해낼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윤식씨도 노동자이사를 통해 성장 했지만 TSN Lab은 윤식 노동자이사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윤식 전 이사가 2기 노동자이사로 선출된 정아름 이사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정아름 노동자이사님.


제2기 노동자이사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회사의 초기 핵심 멤버이자 초대 노동자대표셨던 정아름 이사님께서 노동자이사로 취임하신 것은 회사의 역사와 노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임기 동안 원활한 소통과 발전을 기대하며,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지난 2년간 초대 노동자이사로 활동하며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노동자이사란 한편으로 이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직책이라는 것입니다. 노사 간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노동자이사의 두 가지 키워드는 바로 '균형'과 '신뢰'였습니다.


물론 제 임기 동안 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새로운 노동자이사님께서 그 빈틈을 메워주시고, 제가 잘못 채운 부분은 새롭게 보완하셔서 더욱 건강하고 진정성 있는 노사 환경을 만들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혼란, 새로운 국제 질서의 등장, 그리고 AI로 대변되는 빠른 산업 트렌드 변화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상황이지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라는 말처럼, 그리고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처럼, 이번 시기가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TSN Lab의 노사가 하나 되어 어려운 도전을 함께 극복해 나간다면, 오히려 더 단단하고 강인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정아름 이사님께서 크게 기여해 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늘 겸손한 태도와 따뜻한 리더십으로 동료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회사와 노동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애써 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곁에서 응원하고 협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3월 20일

제1기 노동자이사 윤 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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