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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8개 검색됨

  • Physical AI를 위한 네트워크

    석사는 네트워크를 전공하고 박사는 AI를 전공하다보니 제 눈엔 당연했던 것이 다른 사람들 눈엔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고 글을 씁니다. AI하고 네트워크(컴퓨터 네트워크)는 AI의 핵심 기술이 Neural network이란 것 빼곤 큰 연관이 없어보입니다. Neural network이라는 기술이 사실은 엄청 큰 행렬(Matrix) 연산으로 neuron의 network을 구현하기 때문에 AI를 아무리 뜯어 보아도 네트워크가 보이진 않습니다. 말 그대로 neural network에서 네트워크는 개념일 뿐이고 통신을 위한 기술은 아닙니다. AI를 컴퓨터 네트워크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학계에서 많이 있었습니다. 통신 패턴을 AI로 분석하거나 패킷을 AI로 분석해 좀 더 보안성을 강화하려는 여러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는 굉장히 기계적이기 때문에 룰(Rule) 기반의 기술들이 여전히 잘 동작합니다. 네트워크를 위한 AI는 보안 이라는 분야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 없습니다. 반면에 AI를 위한 네트워크는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네트워크가 없이는 AI가 학습도 못하고 추론도 못 합니다. AI는 컴퓨터 네트워크, 그 것도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컴퓨터 네트워크가 있어야 돌아갑니다. < NVLink 케이블 > AI 모델이 학습을 할 때 여러 GPU를 묶어 마치 하나의 GPU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선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은 케이블을 사용해 GPU를 연결합니다. NVLink라는 기술은 GPU가 서로 고속으로 통신하며 거대한 행렬을 주고받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마치 하나의 GPU인 것처럼 동기화를 합니다. LLM과 같은 거대한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입니다. AI 모델은 추론할 때도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AI 모델이 인터넷을 통해 추론 결과를 전송하는데 이 때 짧으면 0.5초 길게는 1~2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초 단위로 전송하는게 아니라 마이크로 초(μs) 단위로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Physical AI입니다. Physical AI는 자동차, 철도, 로봇과 같은 곳에 AI를 적용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Physical AI는 대부분 시간에 민감한 시스템입니다. 자동차는 앞에 있는 대상을 RGB 카메라로 촬영해 정해진 시간 내에 데이터를 NPU(Neural Processing Unit)으로 전송해야 합니다. NPU가 앞에 있는 대상이 사람이라고 판단할 경우 정해진 시간 내에 브레이크에 정지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이렇듯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양의 데이터를, 정해진 장소까지 전송하는 네트워크를 “실시간 네트워크”라고 합니다. < Zonal Architecture [1] > AI가 적용된 실시간 네트워크의 가장 좋은 예는 Tesla 에서 제안한 Zonal Architecture입니다. 센서로부터 생성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한번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Zone을 나누어 1차 처리를 하고 Central Controller가 데이터를 모아 종합적인 판단을 합니다. Zone 간의 통신은 “대용량”, “실시간”으로 처리 되어야 하기 때문에 IEEE에서 최근에 TSN(Time Sensitive-Networking)[2]이, Zone 안에서 구성되는 Edge 네트워크는 IEEE에서 표준화한 CAN(Controller Area Network)의 대안 기술인 10Base-T1S[3]를 사용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Physical AI 시대 TSN과 10Base-T1S가 주목받는 이유는 두 기술 모두 이더넷 기반의 실시간 통신 표준이기 때문입니다. TSN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신 기술인 이더넷에 “실시간” 통신 기능을 추가한 표준으로 대용량 실시간 통신에 적합한 기술입니다. 여러개의 RGB 카메라 그리고 레이더/라이더로부터 들어오는 데이터를 합치면 초당 1Gbits을 훨씬 넘는 양의 데이터가 생성됩니다. 더구나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는 “정해진 시간 내에”(실시간으로) 전송 되어야 하기 때문에 TSN 밖에는 선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 없습니다. 이렇게 TSN을 이용해 시스템의 Backbone 망을 구성하면 자연스럽게 이더넷 기반의 저용량(10Mbps) 실시간 통신 기술인 10Base-T1S를 이용해 edge 망을 구성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10Base-T1S는 단 2개의 선만으로 10Mbps급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고 적게는 8개, 많게는 16개까지 노드를 데이지 체인 형태로 연결할 수 있어 휴머노이드의 손과 관절을 구성하는 용도로도 적합합니다. Physical AI와 같이 AI가 접목되는 시스템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대용량 실시간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수요도 같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AI가 기술을 주도하면서 이더넷 기술에 익숙한 개발자들에게 TSN 그리고 10Base-T1S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Physical AI를 잘 하려면 neural network도 잘 해야 하지만 real-time network도 알아야 합니다. [1] Lo Bello, Lucia & Patti, Gaetano & Leonardi, Luca. (2023). A Perspective on Ethernet in Automotive Communications—Current Status and Future Trends. Applied Sciences. 13. 1278. 10.3390/app13031278.  [2] https://1.ieee802.org/tsn/ [3] https://standards.ieee.org/ieee/802.3cg/7308/

  • 프라운호퍼 IPMS 연구소에 방문하며

    2024년 4월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첫 번째 미팅을 했습니다. 그 뒤로 1년 동안 기나긴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이라면 한 달이면 끝날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한 담당자가 휴가 가고 그 다음 담당자가 휴가가면 2개월씩 일정이 뒤로 밀리는 식이었습니다. 담당자가 휴가를 가지 않았을 때에도 한국처럼 빠릿빠릿하게 진행되진 않았습니다. 길고 긴 협상 끝에 드디어 최종 협상이 타결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5월 Signing ceremony를 위해 독일 드레스덴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독일 드레스덴은 독일의 동쪽에 있습니다. 한국에선 직항 노선이 없고, 서쪽에 있는 프랑크푸르트에 들렸다가 드레스덴으로 이동하느니 차라리 체코 프라하에 들려 2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드레스덴으로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체코 프라하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너무 힘들어해서 말 그대로 초죽음이 되어 프라하에 도착했습니다. 프라하는 예쁜 도시입니다. 저는 건축과 토목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무식한 제 눈으로 보기에도 예뻐 보입니다. 그리고 곳곳에 예술가들이 연주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다음 날 드레스덴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습니다. 6인 1실인 기차에 탔는데 자리가 비좁기도 하고 환기도 잘 안되고 냉방이 안되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드레스덴에 도착했습니다. 드레스덴도 프라하 못지 않게 예쁜 도시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수십년간 하나 하나 복구해 예전의 모습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다음 날 드디어 프라운호퍼 IPMS 연구소에 도착했습니다. 한적한 곳에 있는 한적한 연구소입니다. TSN Lab과 프라운호퍼 IPMS 연구소 간의 파트너십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심도있게 토론을 하였습니다. 단순히 TSN IP 유통을 넘어서 공동 기술 개발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물론 통역해주시는 분과 함께요. Signing ceremony여서 이미 온라인으로 서명을 했지만 손으로 서명을 하는 사진도 찍었습니다. 프라운호퍼와 회의를 마치고 드레스덴을 둘러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건축물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벽화는 군주의 행렬입니다. 100m가 넘는 가로로 길고 긴 도자기 타일로된 작품입니다. 첫 번째 군주는 12세기 콘트라 변경백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군주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 시민들입니다. 군주의 시대는 저물고 일반 시민들의 시대가 열렸다고 저 나름대로 해석 했습니다. 이 벽화의 재미있는점은 시대가 바뀜에 따라 사람들의 복장과 무장이 바뀐다는 점입니다.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다시 2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1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한국 돌아오는 귀향 길 이었지만 몸이 힘든 만큼 소득도 큰 시간이었습니다. 독일이 잘 하는 것이 있고, 한국이 잘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기관이 협력했을 때 생각치 못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독일, 너무 멉니다.

  • 1기 노동자 이사의 퇴임을 바라보며

    회사의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며, 중요한 계약을 맺느라 글을 못 올리다가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제 가슴 속에 가장 남은 일 하나를 글로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 회사는 노동자이사 제도가 있습니다.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자 총회에서 선출된 1명을 이사로 등기해 경영에 참여시키는 제도입니다. 노동자이사는 자연스럽게 경영에 참여하면서도 노동자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윤식 이사는 2023년 3월 20일부터 2025년 3월 19일까지 제1기 노동자이사로서 역할을 했습니다. 윤식 이사는 TSN Lab이 급속히 성장하며 인사 문제가 가장 많은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회사 인지도가 높지 않던 시기에 급격한 성장을 겪으면서, 충분한 검증 시간 없이 많은 신입 직원들이 유입되었고 이로 인해 여러 상황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내부 갈등을 조성하거나, 근무 시간 규율을 지키지 않거나, 심지어 다른 직장을 병행하는 등 우리 회사의 유연한 복지 제도와 문화를 본래 의도와 다르게 이용하는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팀 내에서는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각종 사건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윤식 이사는 그 과정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회사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직원과 회사와의 관계 속에 중재자로서 또는 설득자로서 직원과 회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서 윤식 이사는 아마도 중재자 또는 회사의 상황을 잘 전달해주는 전달자로 보였을 것 같습니다. 대표이사인 저에겐 이사회 안에서 회사를 위해 가장 많이 걱정하고 고민하는 함께 경영하는 경영자이자 친구로 보였습니다. 3월 21일 분기별로 전 직원이 모이는 오프라인 데이 때 회사는 윤식 이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친구를 떠나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3개월이 지난 5월 제1기 노동자이사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노동자이사 역할을 내려놓고 지금은 경영기획팀 팀원으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IR(Investor Relations) 자료와 같이 기술과 경영을 같이 알아야 해낼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윤식씨도 노동자이사를 통해 성장 했지만 TSN Lab은 윤식 노동자이사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윤식 전 이사가 2기 노동자이사로 선출된 정아름 이사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정아름 노동자이사님. 제2기 노동자이사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회사의 초기 핵심 멤버이자 초대 노동자대표셨던 정아름 이사님께서 노동자이사로 취임하신 것은 회사의 역사와 노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임기 동안 원활한 소통과 발전을 기대하며,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지난 2년간 초대 노동자이사로 활동하며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노동자이사란 한편으로 이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직책이라는 것입니다. 노사 간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노동자이사의 두 가지 키워드는 바로 '균형'과 '신뢰'였습니다. 물론 제 임기 동안 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새로운 노동자이사님께서 그 빈틈을 메워주시고, 제가 잘못 채운 부분은 새롭게 보완하셔서 더욱 건강하고 진정성 있는 노사 환경을 만들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혼란, 새로운 국제 질서의 등장, 그리고 AI로 대변되는 빠른 산업 트렌드 변화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상황이지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라는 말처럼, 그리고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처럼, 이번 시기가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TSN Lab의 노사가 하나 되어 어려운 도전을 함께 극복해 나간다면, 오히려 더 단단하고 강인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정아름 이사님께서 크게 기여해 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늘 겸손한 태도와 따뜻한 리더십으로 동료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회사와 노동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애써 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곁에서 응원하고 협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3월 20일 제1기 노동자이사 윤 식 드림

  • 노동자 이사 제도

    노동자 vs 근로자 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노동자와 근로자는 비슷한 단어이지만 뉘양스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여러 역사가 있고, 최근에는 군사정권하에서 힘써 일 하는 “노동” 이라는 단어 보다는 성실하게 일한다는 “근로”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선 의도적으로 능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근로자라는 단어 보다는 노동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임원 vs 직원 법적으로 회사는 임원과 직원으로 구성됩니다. 임원은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이사회를 구성하게 됩니다. 경영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주는 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회사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주가 지배하는 회사가 주식 회사의 기본 철학이죠. 하지만 회사는 주주만의 것은 아닙니다. 주주는 회사에 자본을 투자하지만 직원은 회사에 자신의 삶을 투자합니다. 직원은 주주보다 훨씬 회사에 관심이 많고, 주주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법적으로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이지만 실질적으로 회사의 주인은 직원들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직원이 추천하는 사람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제도를 노동자 이사 제도 또는 근로자 이사 제도라고 합니다. 노동자 이사 제도 TSN Lab 정관 중 일부 노동자 이사 제도(BLER: Border level employee representation)는 노동자의 대표를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제도입니다. 한국은 2022년 1월 11일 공공기관에서 노동자 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법이 통과 되었습니다.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회사를 함께 경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몇몇 사기업에서도 노동자 이사 제도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저희도 창업 초기부터 직원과 함께 회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동자 이사 제도를 정관에 도입 하였습니다. TSN Lab의 정관에선 노동자 총회에서 추천한 대표로 이사회의 1/5 ~ 1/3을 구성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노동자 대표 2023년 1월 TSN Lab의 노동자 총회는 윤식 팀원을 노동자 이사로 추천했고, 같은 해 3월 주주총회는 윤식 팀원을 노동자 이사로 추인해 등기 이사로 등기했습니다. 윤식 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경영상의 업무 비밀과 인사 비밀을 공유했습니다. 윤식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하며 중요한 내용들을 요약해 노동자 총회에 전달하고, 노동자 총회에서 의견이 모이면 이사회에 전달하는 중간자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1년 경험을 공유하면 이렇습니다. 노동자 이사를 통해 영업, 인사 비밀이 노동자 총회에 흘러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노동자 이사 입장에선 경영상 비밀 정보는 이사회 안에서만 유통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노동자 총회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때는 개별 비밀을 전달하기 보다는 통계를 만들어 전달 함으로써 비밀은 지키면서도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정책 관련해 직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생겼을 때는 노동자 이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에 전달하고, 이사회에선 빠르게 대응 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없앴습니다. 노동자 이사는 이사회의 입장도 이해하고, 직원들의 입장도 이해 하면서 이사회와 직원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 주 4일제

    한 주 5일 -> 4일 근무 주 4일제는 한 주에 5일을 근무하던 것에서 4일을 근무하는 제도입니다. “월~금” 에서 “월~목” 으로 바뀌는 것이죠. 회사에 따라 수요일을 쉬거나 월요일을 쉬는 회사도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들 중에선 한달 내내 주 4일을 하는 회사는 없고 한 달에 한 번, 또는 한달에 두 번 정도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딱 하루만… 월요일 아침 출근 하려면 어딘가 뻐근하고 아직 몸이 덜 풀린 느낌이 납니다. 딱 하루만 더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매 주 하게 됩니다. 월요병일수도 있고, 쉼이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쉼이 부족했다면 하루 정도 더 쉬면 좋겠죠. 주 4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저의 월요병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임직원들과 6개월 정도 논의 하면서 매 짝수 주에 주 4일제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TSN Lab의 주 4일제 주 4일 첫 날 신청자 주 4일제를 시행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저희는 이러한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직원 개인당 원래 20일의 휴가가 있었습니다. 매 월 짝수 주 금요일에 0.5일 휴가를 사용하면 회사에서 0.5일 휴가를 추가로 제공합니다. 주 4일제를 사용하면 개인 휴가를 총 12일 사용하기 때문에 주 4일제를 쓰기 싫어하는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에 0.5일 휴가를 사용하면 주 4일제가 적용되는 것이고 휴가를 안 쓰면 기존대로 연 20일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주 4일제를 풀로 사용하면 개인 휴가 12일을 사용하게 되고, 회사에선 12일 추가 휴가를 제공합니다. 개인 휴가 20일 중 12일이 빠지기 때문에 주4일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휴가는 8일이 됩니다. 물론 주 4일을 사용할지 말지는 개인이 정합니다. 첫 번째 주 4일제 TSN Lab은 2024년 2월부터 매월 짝수 주에 주 4일제를 적용합니다. 지난 2월 23일은 주 4일제가 처음 적용된 날입니다. (2월 9일은 설 연휴였습니다). 전체 임직원 중 2명(저하고 AI팀의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주 4일제를 사용했습니다. 아래는 주 4일제에 대한 반응입니다. 전체 인원의 75%는 주 4일제를 시행해 매우 좋았다고 답변했습니다. 휴일에는 그 동안 밀려있던 개인 업무(은행, 관공서 등), 전공 공부, 휴식 등으로 활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토요일처럼 하루 쉬었는데, 토요일이 하루 더 있어서 좋았다는 답변이 두드러집니다. 25%는 매우 좋진 않고 그냥 좋았다로 답변 했는데, 이렇게 놀아도 되나 하고 불안감이 들었다, 회사 일이 많은데 4일만 일해서 문제 없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혼자 쉬지 않고 팀 전체가 함께 쉬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주 4일제에 대한 세계적인 반응 우리나라는 주 4일제를 시행한 결과에 대한 통계가 찾아보기 힘들지만 유럽 중심으로 주 4일제에 대한 여러 통계가 있습니다. BBC의 기사를 따르면 2022년 미국과 아일랜드에서는 33개 기업을 대상으로 6개월 간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였고 생산성, 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영국도 2022년 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하였고, 86%의 기업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있습니다.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저희 회사에서 주 4일제 실시 전에 했던 결과와 매우 유사합니다. 요약하면 1. 주 4일제를 찬성한다, 2. 임금 감소는 없으면 좋겠다, 3. 금요일에 쉬면 좋다는 의견입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주 4일제 경영자 입장에서 주 4일제는 무모한 도전입니다. 그렇잖아도 개발자가 모자란데 주 4일제를 하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금요일에 전화 오면 누가 대응하지? 하는 별별 걱정이 앞섭니다. 먼저 우리나라는 직원 1인당 노동생산성이 OECD 기준 최하입니다. 노컷 뉴스 기사를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 ‘2023 대한민국 경제’ 자료에 인용된 OECD 국가별 노동생산성을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슬로바키아, 헝가리, 그리스,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와 함께 최하위권에 속해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가만히 앉아 멍때리는 시간이 많다는 뜻입니다.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고 업무 시간이 아니라 업무 결과에 비례한 보상을 하는 것입니다.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업무를 완수한 양에 따라 보상을 하는 것입니다. 이게 말은 쉽지만 그 시스템을 갖추어 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주 4일제를 시행하면서 집중해서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겐 철저히 보상하고, 집중을 못 하고 성과를 내지 못 하는 직원들에겐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주 4일제이 전제 조건입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TSN Lab은 2024년 2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주 4일제를 적용합니다. 주 4일제 시행 후 직원 만족도, 업무 향상 정도, 회사 재정 소요, 개인 휴가 사용 통계, 지각 통계 등 주 4일제의 효용성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 정식 제도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 주 4일제는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좋은 제도입니다. 집중해서 일하고, 충분히 쉬면서 자기 계발을 하며 회사와 직원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반면 일을 못 하는 사람에겐 주 4일제는 회사에서 퇴출될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입니다. 업무 시간에 집중하지 못 하고 자기 계발에 소홀하면 일을 잘 하는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인 격차는 점점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6월 말쯤 통계 자료가 나오면 주 4일제 결과에 대해 긴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한달 휴가, 한달 워케이션

    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근무하던 때 였습니다. 당시 제가 맡고있던 프로젝트는 가상화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연구원에서 누구도 가본적 없는 길을 가야 했고, 프로젝트가 상당히 지연되고 있어서 말 그대로 영혼을 갈아 넣었습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그 다음날 새벽1~2시쯤 퇴근하는 일상을 몇개월간 반복했습니다. 중간보고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저는 9시 출근 6시 퇴근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문제는 그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당연하게 업무 효율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간 성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갈아 넣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회복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단기 성과를 달성한 이익에 비해 그 뒤에 따라온 후유증의 대가가 훨씬 컸습니다. 몸과 마음을 회복한 뒤로는 9시부터 6시까지 집중해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초 집중상태로 일하면 5시쯤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금요일쯤 되면 일 하기 싫어집니다. IT 분야에서 대부분의 성과는 하루 4~5시간 사이에 만들어집니다. SW를 개발하는 작업, 반도체를 설계하는 작업은 단기간에 엄청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하루 24시간 중 그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많아야 4~5시간 정도입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소진되기 전에 적당히 쉬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꾸준히 일 할 수 있습니다. TSN Lab을 창업할 때 1년 중 1개월은 통으로 쉴 수 있는 회사를 생각했습니다. 업무일수 기준 20일이면 한달을 통으로 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차 구분 없이 모든 임직원이 20일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입 직원 입장에선 다른 회사가 15일 휴가를 주는데 비해 5일 더 많은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3년 간의 통계를 보면 대부분 주말 여행을 위해 금요일에 휴가를 내거나, 연휴 앞뒤로 붙여 쓰는 우가 많았습니다. 워케이션 Work + vacation = Workation. 개념은 사무실이 아닌 휴가지에서 일 하는 것입니다. TSN Lab은 재택근무가 기본 시스템이기 때문에 워케이션이 굉장히 쉽습니다. 저희 회사의 워케이션 규정은 이렇습니다. 인터넷이 원활한 장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확보 워케이션 기간 중엔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 가능 워케이션과 휴가를 섞어서 3시간 일 + 5시간 휴가와 같이 조합하는 것도 가능 워케이션 기간 중 숙소비 명목으로 1일 5만원 재정 지원 2022년 9월 1일 강릉 워케이션 직원들이 엄청 좋아할 줄 알았는데, 막상 워케이션 제도를 시행하고 보니 그리 인기가 없었습니다. 시행 첫 해는 2명, 둘째 해는 4명이 워케이션을 다녀왔습니다. 전 직원의 20 ~ 25% 정도밖에 안 되는 비율입니다. (휴가는 전직원 100% 활용) 워케이션을 가는 이유와 안 가는 이유를 물었더니 워케이션의 장/단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아래는 워케이션을 가는 이유 입니다. 가족 여행을 가고 싶은데 휴가가 모자란 경우 해외 여행을 하고 싶은데 휴가가 모자란 경우 여행 가도 하루종일 노는 건 아니니까 일부 오전에 일, 오후엔 휴가로 활용 아래는 워케이션을 안 가는 이유 입니다. 워케이션 가 봐야 일 하는건데 집이 편함 휴가가 넉넉해서 굳이 휴가지에서 일 할 필요 없음 가족이 있거나 여행을 좋아하는 경우 워케이션을 적극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집돌이 집순이들은 워케이션은 별로 매력이 없는 제도입니다. 업무 성과 저희 회사는 대부분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하고 20일 휴가 20일 워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 비해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많이 쉬면 업무 성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 될거라 생각됩니다. 저도 그 고민을 가장 많이 했었거든요. 답을 먼저 말씀드리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쉬는 시간이 많아졌을 때 여러 부류로 갈립니다. 하루 8시간동안 생산량이 높아지고 그 생산량은 휴가/워케이션으로 떨어지는 생산량보다 높습니다. -> 전체의 20% 정도 (A) 하루 8시간 동안 생산량이 높아지고 그 생산량은 휴가/워케이션을 떨어지는 생산량을 어느정도 보완합니다. -> 전체의 60% 정도 (B) 쉰 만큼 생산량이 낮아집니다. -> 전체의 10% 정도 (C) 휴가/워케이션을 악용해 회사에 피해를 끼칩니다. -> 전체의 10% 정도 (D) 한달 휴가와 한달 워케이션을 시행하면 전체 인원의 80%는 생산량이 떨어지지 않고(A + B), 상위 20%(A)는 오히려 생산량이 더 올라갑니다. 하위 20%(C + D)는 쉬는 만큼 생산량이 낮아집니다. A의 경우 연봉 협상 때 연봉 인상을 많이 합니다. B도 해마다 연봉이 조금씩 오릅니다. C는 연봉 협상 시 동결하거나 감액합니다. D는 퇴출 대상입니다. 쉬는 시간이 많아졌을 때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과 잘 못 사용하거나 심지어 그 시간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국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은 쉼이 늘어날 때 그 시간을 자신의 실력을 높이고 기술을 갈고 닦는데 활용하고, 자기 관리를 못 하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자기 계발에 활용하지 않습니다. 한달 휴가, 한달 워케이션은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제도입니다. 그리고 회사는 결국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엔 주 4일제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주 4일은 일 주일에 5일을 일하는 것이 아니라 4일만 일 하는 제도입니다.

  • 창업

    시작 TSN Lab 김성민 대표이사입니다. TSN Lab의 시작을 설명하려면 제가 이전에 창업했던 회사인 구름네트웍스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4년 네트워크 운영체제를 아이템으로 창업했던 구름네트웍스는 인포뱅크로부터 투자를 받고, TIPS에 선정되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R&D 중심의 회사에서 매출 중심의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고 기술이사 역할에 전념 했습니다. 새로운 영업 대표를 영입하며 회사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회사가 점점 좋아지며 매출 규모가 확대되는 시점에 영업 대표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고, 투자사는 TIPS 선정 당시 대표를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온갖 거짓말과 협박이 오고가며 직원들은 불안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업 대표가 직원들을 불러 한명 한명 이름을 호명하며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것을 보며 투자사에게 직원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제가 회사를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바닥 저의 젊은 날을 투자해 6년 동안 일구었던 회사를 떠나고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매일 자식 같던 회사를 떠나 보낸 슬픔을 털어내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전 고객사들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대표와는 도저히 같이 일 못 하겠으니 네가 회사를 하나 더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창 공부를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후다닥 법인 하나 만들고 신뢰할 수 있는 직원 한 명에게 실무를 맡기고 저는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박사과정을 수료할 때쯤 해서 그렇게 연결된 고객의 숫자가 서넛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직원에게만 맡겨선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시 시작 첫 회식 TSN Lab의 TSN의 Time-Sensitive Networking 또는 Time-Sensitive Neural-Net 의 약자입니다. 회사 이름이 TSN Lab이 된 이유는 첫 번째 고객이 맡겨 준 과업이 TSN(첫 번째 TSN)을 국내에 적용하는 과업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엔 첫 번째 고객하고만 일 하는 회사를 생각 했었기 때문에 TSN을 하는 회사, TSN Lab 으로 이름이 정했습니다. 고객의 숫자가 점점 늘고, 그에 비례해 직원 숫자가 늘면서 저도 회사에 전념 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박사과정에서 2년 동안 연구했던 실시간 AI 기술을 회사의 주력 기술 중 하나로 편입시키며 TSN Lab은 실시간 통신, 실시간 AI 전문 기업이 되었습니다. 재택근무, 한달 휴가, 한달 워케이션 박사과정 중에 창업한 회사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일 하는 회사여서 굳이 사무실을 만들 필요가 없었습니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직원 재택 근무로 시스템을 만들어갔고, 3년이 지난 지금 그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 했습니다. 저는 사람은 놀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일도 놀이처럼 하면 좋겠지만 아무리 즐겁게 일 하려 해도 일 하다 보면 지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1년에 한달을 쉬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업무 일수도 20일 휴가가 있으면 한달 내내 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직원 연차 구분 없이 20일 휴가 제도를 시작했습니다. 재택근무라고 아무 장소에서나 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장소에서 업무시간 중 언제든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장소여야 합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나요? 한달 정도는 휴가지에서 일도 하고 놀기도 하면 안 될까요? 그래서 20일 워케이션 제도가 생겼고 여러 명이 워케이션을 다녀오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휴가지에서 일 할 수 있다는 점, 나쁜 점은 휴가지에서 일 해야 한다는 점… 그래서 요즘은 워케이션과 휴가를 섞어 사용합니다. 오전엔 일, 오후엔 휴가 이런 식으로요. 앞으로… 지난 3년 간 묵혀뒀던 이야기, 앞으로 해야 할 일들 그리고 기술에 대해 꼼꼼히 적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재택 근무

    코로나와 재택근무 2021년 초 회사를 창업했을 때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장이 폐쇄되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사무실이 있어도 출근 못 하는 경우가 많았고,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TSN Lab은 코로나가 한창일 때 창업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재택근무만으로 도입할 수 있는 회사를 설계했습니다. 처음에 직원이 1~2명만 있을 때는 시스템이 없이도 회사가 돌아갈 줄 알았습니다. 사람이 적더라도 원격으로 일을 하기 위해선 서로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재택 근무를 시작하며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화상 회의방을 열어서 정시 출근하기 Scrum Process를 도입해 체계적으로 업무 관리하기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 사용하기 모든 문서는 공유 폴더에 공유하기 종종 오프라인으로 모이기 화상 회의방 정시 출근 회식은 온라인으로 저희 회사는 재택근무 장소를 “언제든 화상 회의할 수 있는 독립 공간”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은 떨어져 있지만 사실 회사에 출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직원 입장에선 출퇴근 시간이 0이긴 하지만 정확한 시간에 출근해야 하고, 항상 서로의 얼굴을 보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출근 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출근하면 누가 언제 왔는지, 어떤 전화 통화를 하는지, 중간에 화장실은 몇번 가는지, 모니터엔 뭐가 떠 있는지 상시 확인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출근하면 출근 했는지 안 했는지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근무하면 출근 여부만 확인하고 업무 성과 확인은 Process에 맡깁니다. Scrum Process Scrum Process는 S/W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발 방법론입니다. 1주 ~ 1개월 단위로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개발 프로세스입니다. Scrum Process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잘 적용할 수 있으면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업무가 투명하게 관리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업무를 정량화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팀원의 정량 성과 측정이 가능합니다 Scrum Process의 정량평가 지표를 인사평가랑 바로 연결하면 개발 프로세스가 망가지기 때문에 인사 평가 때는 직접 연동은 하지 않고 참고 자료로만 활용합니다. 온라인 소통 채널 모든 문서는 공유합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팀 채널을 통해 합니다. 그리고 모든 가능하면 자주 화상으로 회의 합니다. 저희는 온라인 툴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Google Drive를 통해 회사에서 산출되는 모든 문서를 관리합니다. GitHub를 통해 모든 소스코드를 관리합니다. ClickUp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와 매뉴얼 그리고 Know-how를 관리합니다. Google Meet과 Chat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중요한 수단입니다. 출근할 때는 회사 전체 방으로 출근하고, 소소한 회의를 할 때마다 화상 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정보 전달을 위한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고, 정보 전달 효율성은 오프라인에 비해 90% 이상입니다. 정보 전달을 위해 들이는 비용과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하지만 종종 아키텍처를 만드는 것과 같이 복잡한 정보를 아주 빠르게 교환해야 하는 경우, HW 디버깅과 같이 물리적인 장치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 팀워크와 같이 감정 전달이 중요한 경우에는 오프라인으로 모여야 합니다. Offline meeting 처음 3년 간은 분기별로 한 번씩 모였습니다. 다 같이 한 장소에 모여 서로 하던 업무를 그대로 합니다. 모니터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정보가 아니라 gut feeling (느낌 같은 느낌)으로 소통을 하게 됩니다. 한 번 모여 일을 해 보면 이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이 사람은 이 경우에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구나 하는 것을 서로 익히게 됩니다. 일종의 합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직원의 숫자가 20명이 되고 창업 4년차가 되는 지금은 한 두달에 한 번씩 모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팀이 자리를 잘 잡고 있어서 분기별 팀웍데이, 분기별 리더 워크샵, 분기별 오프라인데이로 모이고 있습니다. 팀장의 경우 매 달, 팀원의 경우 한 두달에 한 번씩은 서로 얼굴을 보게 됩니다. 오프라인 미팅을 하면 깨닫게 되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만나서 좋다 하지만 맨날 붙어서 일 하라면 못 하겠다 역시 오프라인이 편하다 Wrap-up 재택근무 만 3년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재택근무를 완전히 정착 시키는데 1년 정도 걸렸습니다 업무 효율은 오프라인 근무에 비해 1.5배 이상입니다 80%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사랑” 합니다. 재택근무 없는 회사는 회사가 아님. 20%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싫어” 합니다. 감정 소통이 중요한 분들이 재택근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3개월 이전에 회사를 떠납니다. 재택근무를 성공하려면 명확한 성과 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Offline meeting을 해야 합니다 다음 글은 한달 휴가, 한달 워케이션에 대해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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